본 소장품은 프랑스 리모쥬에서 제작된 병으로, 입구 부분과 하단에는 화려한 금색 띠와 정면에는 한 쌍의 다정한 연인이 묘사되어 있다. 이 남녀는 프랑스 도자기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루이 15세와 그의 연인이었던 퐁파르 부인이라 추정되고 있다. ‘리모쥬 블루’라 칭하는 신비한 느낌의 짙은 코발트블루와 금색의 대조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병이다.
독일 작센 공국(公國)의 수도였던 드레스덴의 마이센 가마에서 1709년 경질(硬質) 도자기 제작에 성공을 거두자, 프랑스는 그 기술자를 초빙하여 1738년 파리 동부의 뱅센성에 가마를 개설하게 되었다. 이후 중국 도자기 수집가로 유명한 루이 14세(Louis XIV. 1643~1715)와 15세(Louis XV. 1710~1774)의 후원을 받아 세브르를 중심으로 도자기 산업이 발전하게 되었으며 1759년에는 ‘세브르 왕립제작소’ 가 탄생하였다.
세브르 가마의 왕실독점 칙령이 완화된 1766년부터는 도자기의 생산지가 다양화되는 가운데 왕실과 귀족 외에 파리의 공화당원과 공무원들이 후원자로 나서게 되자 도자기의 중심 지는 세브르에서 파리와 리모쥬로 이동하게 되었다. 특히 1768년 리모쥬에서 가까운 ‘생티리에’ 라는 곳에서 경질 자기의 원료인 카올린이 발견되자 3년 후에는 리모쥬 시내에 최초의 도자기 제작소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이로서 리모쥬에서의 본격적인 경질 도자기의 역사가 개막되었다.
1789년의 프랑스 혁명을 계기로 리모쥬의 도자기 산업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리모쥬에서는 왕립제작소를 대신하여 베뇰, 피에르와 같은 민간 제작소가 잇달아 개업하게 되면서 리모쥬 도자기로서의 명성을 쌓아가게 되었다. 이후 리모쥬 도자기는 파리 예술가들의 영향을 받으면서 점차 장식미술로 발전을 거듭하여 19세기 후반에는 황금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