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97) 영국 로열 우스터
- 작성자 박혜진
- 작성일 20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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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우스터 과일 그림 항아리
우리 박물관은 <유럽자기 특집> 마지막으로 영국의 로열 우스터(Royal Worcester)를 소개한다.
현존하는 영국 최초의 도자기 회사를 놓고 로열 크라운 더비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로열 우스터는 우스터 왕립병원을 세운 존 월의 주도로 1751년에 설립되었다. 1752년, 연질자기 위주의 우스터는 브리스틀을 인수하면서 그 경험과 지식을 합쳐 놀랄 만한 시너지 효과를 내어 세련된 제품을 만들게 되었다.
1789년, 우스터는 조지 3세로부터 ‘로열’ 칭호를 하사받아 왕립도자기 공장의 자격을 가지게 되면서 성공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프랑스 자기에 비견될 만한 품질로 높은 온도에서 도자기 제조에 성공하였다.
19세기 초, 귀족과 상류층 소비자가 자신의 집이나 영지, 고향 등의 풍경을 담은 그림을 도자기에 넣어주는 맞춤형 서비스가 도입되어 커다란 인기를 얻었다. 당시 인상적인 전원주택을 그린 화보집이 출간되어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이것도 도자기에 그려졌다. 그 당시 “커티스의 식물잡지”의 인기에 더불어 도자기에 희귀종 식물이나 꽃들이 그려지는 것이 트렌드였는데, 우스터는 이를 위해 로버트 체임벌린이라는 화가를 영입하였다. 왕실과 귀족 가문의 문장을 넣은 중국 도자기들이 유행을 하였는데, 중국에서 제작되는 데에는 기간이나 정확성에 한계가 있었다. 우스터는 이런 틈새시장을 간파하여 중국 자기보다 더 밝고 화려한 색채와 친절한 접근법으로 19세기 초 유럽 도자기 트랜드의 정점에 올라섰다.
20세기 초반부터는 과일 그림으로 우스터의 명성은 최고에 달했다. 과일 그림을 그린 첫 번째 화가였던 옥타르 H. 콥손을 비롯하여 리처드 세브라이트, 프랭크 로버츠, 윌리엄 리케츠 등 유명 화가들이 ‘우스터 과일’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우스터의 과일 그림은 얼핏 보면 서로 비슷하게 보이지만 화가들의 개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이 과일 그림 그릇들은 엄청난 인기를 끌며 영국의 도자기 역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