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박물관 유물과 만나다 (98) 고려시대 금속공예
- 작성자 박진희
- 작성일 2020-02-04
- 조회수 20067
고려시대 금속공예
고려시대 금속공예품들은 각종의 기법을 고루 구사하며 제족해오던 통일신라시대의 기술을 계승 발전시킴으로서 각종 금속기에서 금속공예 기술의 극치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러 가지 금속공예품 가운데서도 불교공예품은 특히 뛰어나 고려시대 금속공예품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금속 공예품들은 불탑(佛塔)과 불상(佛像)을 비롯하여 동경(銅鏡)과 각종 장신구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여 고려시대금속공예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고려시대 금공기법
금속기의 성형(成形)
금속기를 만드는 방법에는 주조기법과 단금기법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주조기법(鑄造 Metal casting)은 가염, 요해하여 액체상태로된 소재를 흙이나 탑, 돌로 만든 틀(鑄型 Mold)에 부어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내는 기법이다.
이 방법은 세부조각이 많지 않은 대형 주조물을 만들 때 주로 쓰인다.
두 번째로 단금기법(鍛金技法 Metal hammering)은 금속을 두드려 판 형태로 늘린 다음 철판이나 망치, 받침, 끌, 톱등을 이용하여 구부리거나 두드려내거나 하여 형태와 무늬를 입체적으로 늘려 만드는 기법이나. 주로 불상, 향로, 불사용제기, 용기, 복식에 이용하기 위한 장신구등을 제시하였다.
금속기의 장식 - 조금기법(彫金技法)
성형된 금속공예품의 바깥 면에 장식하거나 원하는 문양을 나타내기 위한 기법이다.
조금(彫金)하는 방법에는 송곳이나 끌을 이용하여 음각이나 선각(線刻)을 하는 선조기법(線彫 Line carving)과 금속표면에 끝부분이 둥글게 움푹 파인 정(釘)을 망치로 두드려 작은 음각을 표현하는 어자문기법(魚子文 Ring punched ground), 선각을 하거나 홈을 파서 성형한 상태에 은이나 금을 감입한 상감기법(象嵌 Inlay)이 있다. 이중 상감기법은 도자기와 칠기(漆器)등에까지 폭넓게 응용되었다.
고려시대 금속공예품의 종류
고려시대에는 금속기가 불교 공예품 뿐 아니라 실생활용품으로 폭 넓게 사용되었다.
그중 우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선각기법의 금동모란문과대, 투조기법을 사용한 금동보상화문장식, 누금기법의 운룡문장도집과 같은 장신구류들은 화려한 고려시대 금속공예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불교 공예품으로는 보탑은 석탑이나 목탑을 모방한 듯한 금동제 다층 보탑이 전해지고 있다.
기단을 갖춘 위에 난간을 돌려 다층으로 탑형이 올라가는데 기왓골이나 추녀끝의 용머리 풍령등이 충실히 표현되어 있다. 이중에서도 우리 박물관 소장의 금동구층탑은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어 고려의 건축까지도 연구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으며 이들 장식문양 등은 다양한 금속공예 기법을 모두 응용하여 제시되었다. 이밖에도 삼층, 오층, 칠층의 다양한 예의 탑이 전시되어 고려시대 금동보탑의 발달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불교 미술품으로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불상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들 불상은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 고려시대까지 불상조각의 발달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예이다.
동경은 고려시대 동경이란 뜻에서 고려경(高麗鏡)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한반도의 동경에 대한 통칭이기도 하다. 동경의 문양은 동물이나 식물, 문자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으며 주로 중국의 한(漢), 당(唐), 송(宋)대의 동경을 모방하여 제조되었으나 우리만의 독특한 문양이나 특징이 나타난다. 우리 박물관에는 한경(漢鏡)경 계열의 쌍룡문동경과 봉황문동경이 소장되어 있으며 송경(宋鏡)계열의 호주경 등이 있고 이 밖에도 불교의례용 수경(手鏡)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 동경은 고려시대 동경의 다양한 예를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탑이나 기물에 장식되어 있던 것으로 보이는 신장상, 나한상과 같은 불교 소재의 장식과 각종 불교의식용품 등이 소장되어 있다. 그중 수반(水盤), 합(盒)과 같은 생활용품과 동경과 장신구와 같은 세공품도 있다. 특히 불교공예품으로는 정병(淨甁), 향로(香爐)를 비롯하여 종(鐘), 보탑(寶塔), 동경(銅鏡)등이 있다. 특히 종과 거울은 고려종(高麗鐘), 고려경(高麗鏡)이라 일컬을 만큼 특색있게 만들어져 고려금속공예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고려의 금속공예품에 주로 사용되는 문양의 구성에 있어 포류수금문(蒲柳水禽文)이라고 하는 버드나무에 물새는 고려상감기법의 대표적인 문양이며, 연꽃과 봉황, 용, 신선과 같은 문양도 있다. 이들문양은 고려시대의 귀족적 취향을 보여주며 불교와 도교적인 사상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