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92) 벼루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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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2018년 상명대학교 박물관 소장 유물 특별전 <문방사우 : 선비의 네 벗> 특집 ‘유물을 만나다’ 코너에서 네 번째로 벼루를 소개한다. 벼루는 먹을 갈아 먹물을 만들 때 사용하는 도구이다. 벼루의 기원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은허(殷墟)에서 발굴된 묵서(墨書)의 흔적으로 보아 중국의 은나라(B.C. 1600년~B.C.1046년) 때까지 올려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낙랑유적을 비롯하여 고구려, 백제 신라 유적지에서 출토되고 있어 일찍이 사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벼루는 돌이나 나무, 옥, 금속, 도자기 등의 여러 재료로 제작되었으나, 대개 돌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 벼룻돌 산지 중 단계(단溪)와 흡주(歙州)의 돌이 가장 유명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이 돌로 만든 벼루를 귀하게 여기며 애용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충청도 남포의 돌로 만든 벼루가 흔히 알려져 왔으나, 조선시대 기록인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등의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남포석 외에도 충청도 단양, 평안도 위원, 강원도 정선 등 각지에서 다양하게 생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 벼룻돌의 명명은 일반적으로 생산지의 지명으로 부르거나 돌의 색으로 오석(烏石), 청석(靑石), 자석(紫石)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돌의 특징적인 무늬를 들어 화초석(花草石), 화반석(花斑石)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벼루의 형태는 사각형을 기본으로 원형, 타원형, 팔릉형 등으로 제작한다. 이 가운데 직사각형에 두께가 7~8cm로, 벼루의 밑바닥을 앞쪽에서 뒤쪽으로 비스듬히 파서 손을 넣어 들 수 있도록 만든 벼루를 흔히 태사연(太史硯)이라고 부르며, 휴대를 위해 가볍고 얇게 만든 벼루를 행연(行硯)이라 한다. 벼루에서 물을 담는 부분을 연지(硯池)와 먹을 가는 부분인 연도(硯道)라고 하며, 연도와 연지 주변에는 포도, 매화, 용, 봉황 등의 갖가지 문양으로 장식하여 화려함을 더하였다.
이상으로 4회에 걸친 <문방사우 : 선비의 네 벗> 특집 연재가 종료되었다. 다음 ‘유물을 만나다’ 코너에서는 동서양 도자기에 대한 시리즈 연재가 계획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