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비교과 우수 후기 공모전(외국어 튜터링 외)
- 작성자 정희도
- 작성일 2019-02-14
- 조회수 3390
비교과 우수후기 공모전
제가 상명대학교에 다니면서 벌써 두 계절을 지나왔습니다. 대학교에서 제대로 대학생활을 보내보고 싶은 마음에 여러가지 활동을 참여해봤는데요, 저는 여러분께 그 중 두가지 뜻깊었던 활동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의사소통개발능력센터에서 진행되었던 외국어 튜터 튜티 활동에서 토익 PART5&6 대비반의 튜터로 활동을 1학기동안 했습니다.
사실 처음에 이 프로그램에 신청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참가했던 프로그램은 내용을 준비해온 강사의 강의를 별다름 고민없이 앉아서 듣기만 하면 되었는데, 이번은 제가 그 강사가 되어 강의를 준비하고 이끌어가야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소규모라는 점이 망설여졌습니다. 제가 대학교에 와서 한 발표는 그냥 준비해온 내용만 말하고 나와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진 청중의 반응은 살피지 않고 쭉쭉 말하다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은 거리도 가깝게 앉고 표정도 다 보이는 상황에서 안 친한데 아무렇지않게 말을 한시간동안 해야한다는 게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도전하는 마음으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이라 부족했던 점도 있지만 정말 많은 것이 유익했습니다.
먼저, 제가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들이 더 견고해졌습니다. 가르쳐야할 부분을정리하면서 머릿속에서 흩어져 있던 지식들이 논리적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어떤 순서로 내용을 전달해야 효과적일 고민하고, 한 내용이 이해될 수 있게 여러가지 예시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존 지식이 탄탄해졌습니다. 정말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속담이 맞았습니다.
지식 뿐만 아니라 사실 발표도 전보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내용만 전하기 급급했던 발표에서 소통을 할 수 있는 여유있는 발표가 되었습니다. 제가 강의하는 날은 목요일이었는데 사실 수요일에 잠들기 힘들었습니다. 내용은 시간에 맞게 잘 준비되었는지, PPT 자료는 문제가 없는지 그리고 내용을 논리에 맞게 잘 짰는지에 대해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차차 적응이 되었고 말을 할 때 호응해주시고 열심히 들어주시는 튜티분들 덕분에 더 용기얻어서 즐겁게 발표했습니다. 처음 신청할 때 소통 때문에 걱정했지만 오히려 소통이 제가 꾸준하게 강의를 준비해 갈 수 있던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물건을 파는 사업은 아니었지만, 서비스의 기획과 실행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활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새 지식정보전달의 시대라고 하는 추세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활동이었습니다. 어떤 것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방법을 찾으며 실제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작은 활동이었지만, 더 좋은 강의 1시간을 위해서 이것저것 부가적으로 공부를 해야했습니다. 총 10번의 발표기회 동안 맥킨지 발표의 기술 등과 같은 책을 읽었고 배우게 된 것을 다음 강의 때 쓰면서 이론과 실전을 접목시켜봤습니다. 처음에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했지만 정말 많이 해볼수록 익숙하게 된다는 말이 맞았습니다. 멘토링 활동 후에 전공 발표가 있던 날 전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어서 참 뿌듯했습니다.
실전에서는 전 당연히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강의를 아무리 준비했어도 순간 다음에 뭘 말해야할지 까먹을 때도 있었고, 갑작스러운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알려드린 부분에서 실수가 생긴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까먹었으면 다시 준비한 원고를 봤고, 갑작스러웠던 질문에는 다음번에 답변을 준비해갔고, 실수는 다시 정정했습니다. 저도 튜티분들과 함께하면서 발표하면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상황에 대해 대처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저는 완벽해야만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 튜터활동을 망설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학부생일 뿐이고,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이 또 다른 누군가에 비해서 얕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알고 있는 걸 전달하는 것 자체에 교육이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교사가 꿈인 제가 조금 더 교육에 가까워진 계기라고 생각듭니다.
여러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다른 활동은 상담입니다. 생각해보면 사실 전 수능이 전부였습니다. 일단 수능부터 보고 다른 건 나중에 생각하자라는 마음으로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문제는 대학에 와서 생겼습니다. 도대체 어디로 향해 살아야 할지 모르겠었습니다. 대학에 왔다고 눈앞에 것들로만 달려갔던 학창시절의 고질적인 버릇이 저절로 고쳐지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매번 뭔가 바쁘면서도 그 하루가 끝나면 성취감은 딱히 들지 않았습니다.
방향뿐만이 아니라 저 자신에 대해서도 모르겠었습니다. 제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 한적 없었고 그냥 상대가 좋아하는 걸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냥 내신과 수능에 대해 공부하는 것처럼 제일 중요한 제 자신은 일단 두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때마다 그 사람의 기호에 대해서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일주일에 한시간동안 저에 대해서만 말하는 시간이 처음에는 낯설었습니다. 경청이 미덕이라고 배워서 항상 남의 얘기만 많이 들어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오래 혼자 얘기하는 건 발표밖에 없었는데 그건 시간을 내서 준비한 후 저와 관련없는 내용에 대해 말하는 것이었기에 상담시간 자체가 정말 낯설었습니다. .
저에 대해서 한시간동안이나 말하는 게 어렵기도 했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다 털어놔야 한시간이 겨우 지나갔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 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생각나는 대로 하나둘씩 얘기했습니다. 떠오르는 대로 털어놓은 제 생각들이 나중에는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매주 한번 한시간동안 저에 대한 것에 대해 두서없이 말할 수 있던 활동은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들어주신 선생님에게도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저에 대해 할말이 별로 없는 줄 알았는데, 제가 되게 재미있는 그리고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걸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그것들이 왜 좋아졌고 싫어지게 되었는지까지 정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흐릿했던 제 자신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어떤 공부보다 제일 중요한 저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어디로 향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과 현재의 기호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았습니다. 어떤 공부보다도 의미있는 공부를 한 3개월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께 대학생활 중 상담을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두 활동다 공통적으로 한시간동안 제가 이야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번은 제가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해서, 그리고 한번은 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주일에 짧은 이 한시간동안의 활동들은 저에게 인생에서 중요한 걸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멘토링에서는 표현력과 전달력을 ,상담에서는 제 자신에 대한 이해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넘쳐나는 지식들을 그냥 머릿속에 투입하는 것에만 집중하던 삶에서 스스로 지식을 창출하는 삶으로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또 제 이야기를 한시간씩 들어주셨던 튜티분들과 상담 선생님과도 인연이 생겨 참 소중한 활동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안계셨다면 저도 이런 배움을 얻지 못했을 텐데 정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께도 이 두 활동을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자존감이 낮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분들 말입니다. 자신에 대해 표현할수록 만나게 되는 새롭고 다양한 ‘나’들이 스스로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