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비교과 우수 후기 공모전(상명대학교 박물관 - 한국 미술사 특강)
- 작성자 정희도
- 작성일 2019-02-14
- 조회수 3347
한국 미술사 특강 후기
: 정교한 한국 미술
2018년 11월 3일(토)부터 11월 24일 까지 4주 동안 총 8회에 걸쳐 상명대학교 박물관에서는 에서 <미래의 큐레이터를 위한 한국미술사 특강>을 진행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여 박물관과 미술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큐레이터로서의 꿈을 키우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운영이 되었으며, 그에 걸맞는 한국 미술 분야의 전문가분들이 좋은 강연을 펼쳐주셨다. 필자는 이 중 11월 10일 3회에 진행된 방병선 고려대학교 문화유산융합학부 교수님의 <한국 도자, 2000년>과 같은 날 4회에 진행된 김정희 원광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님의 <찬란한 불교미술, 고려불화>를 듣게 되었다.
많은 한국의 대학생들은 한국보다는 해외의 미술작품에 대해 더 많이 알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모르는 사람은 없어도 <고려청자칠보투각향로>나 <아미타구존도>같은 한국 미술작품을 아는 사람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필자도 한국 미술에 대해서는 한국사를 공부했을 때 이름만 눈에 익혔던 <직지심체요절>이나 해인사에 있는 <팔만대장경>, 그리고 정선의 <화첩>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이 역시 시험을 위해 알고 있던 지식이었을 뿐이지 관심을 갖고 알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지도교수님이신 오은정 교수님께서 이 특강을 한번 듣고 오는 것을 추천하셨고, 꿈만 같았던 주말을 뒤로하고 아침 일찍 학교로 나오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역사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3회에 진행되었던 <한국 도자, 2000년>에서 방병선 교수님은 신석기 시대 때부터 있던 한국의 도자기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처음에 나왔던 빗살무늬토기는 암사동 선사유적지에서 봤던 기억이 있던지라 왠지 친근하게 느껴졌다.
<여전히 친숙한 빗살무늬토기>
신석기 시대에 있던 도자기는 단순히 곡식을 저장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고 한다. 하지만 청동기와 철기시대를 거치면서 한반도에는 계급이 생기게 되었고, 이에 따라 그릇은 소유자의 신분을 드러내는 도구로 서서히 쓰이게 되었다. 이리함으로서 도자기는 도구에서 예술로 변모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릇은 예술뿐만 아니라 종교적의 의미 역시 내포하게 되었다. 소유자들이 사망하면 그릇을 무덤에 같이 묻는 것은 내세에서도 그 그릇을 사용하리라 믿었던 후손들의 생각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으로 인해 우리는 지금도 수천 년 전의 그릇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 또 하나 새롭게 알았던 사실은 고려시대에는 만들어졌던 청자가 조선시대때는 만들어지지 않았던 이유였다. 이는 고려시대 때는 청자를 만들 수 있는 토양이 많았지만,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그 토양이 남아나질 않았기 때문에 백자가 유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사실 필자는 조선시대 때의 성리학 때문에 백자가 유행한 것으로 알고 있어서 상당히 흥미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 외에도 원나라가 고려청자에 미친 영향, 사대부의 그릇으로 알려진 분청사기와 백자에 있는 예술적 표현과 그 안에 있는 역사적 의미들을 교수님께서는 위트있는 표현으로 설명해주셨다.
20분 정도의 휴식 후, 4회에서는 <찬란한 불교미술, 고려불화>라는 주제로 김정희 교수님께서 강연을 해주셨다. 이 강의에서는 몇 가지의 불교미술을 보게 되었다. 주로 고려시대 때의 작품들을 많이 보게 되었는데, 이는고려시대가 불교회화의 황금기였기 때문이었다. 이 강의를 통해 필자는 독존과 삼존, 그리고 구존의 차이를 알게 되었고, 보살을 구분하는 방법을 통해 불교 미술을 좀 더 이해하면서 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한가지 놀라웠던 점은 고려 불화에 있는 모든 무늬들이 나 금으로 칠해져 있었다는 점이다. 현미경으로 봐야지만 선명하게 보일 무늬들을 당시에 사람의 기술만으로 그릴 수 있었다는 점이 정말로 신기했다. 앞의 3회에서 보았던 강진과 부안의 왕실 고려청자도 그렇고, 고려시대 때의 장인들의 실력은 감탄을 금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수월관음도와 왕실의 고려청자: 세심한 기술이 보이는 작품들이다.>
여러 가지의 도자기나 불화를 보고 나니 시간은 어느덧 4시간이 넘게 흐르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필자가 깨달은 것은 역시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갔을 때 보았던 한국 미술작품들은 필자에게 있어서는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일 뿐, 미적 가치가 높다고는 보지 않았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러한 미술 작품들을 보게 될 때는 다른 관점에서 이러한 작품들을 볼 수 있을 것이고,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꼭 미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 번은 참여해도 좋을 특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